조선의 임금이 사용한 옥새는 손잡이 부분이 거북이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깊은 상징성을 지닙니다. 거북이는 오래 사는 동물로 알려져 예로부터 장수와 불멸을 상징했고, 이러한 의미는 왕권과 국가의 영속성을 드러내는 데 적합했습니다. 또 거북이는 느리지만 안정적이고 무게감 있는 존재라, 국가 권위의 안정과 중후함을 나타내는 데 쓰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중국 한나라 이래 황제의 옥새도 거북 모양 손잡이가 일반적이었고, 고려와 조선도 이 전통을 계승했습니다. 반면에 임금 자체는 용으로 상징되었는데, 용은 초월적이고 신성한 존재로서 임금 개인의 권위를 나타낸 반면, 거북은 그 권위를 담보하는 옥새의 안정성과 영속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왕을 상징하는 동물은 용이지만, 옥새만은 장구한 힘과 변치 않는 권위를 상징하는 거북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